이재명 대통령의 K-쌀 일본 수출 제안, 농업과 식품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2025년 12월 9일,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장에 흥미로운 제안이 울려 퍼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던진 질문 하나가 농업계와 식품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서 시끄러운데, 일본은 쌀값이 3배나 폭등했다던데... 일본에 수출하면 어떨까요?"
한국은 16만 5천 톤의 쌀 재고를 안고 고민 중이고, 바로 옆 일본은 5kg당 4만 2천 원이라는 천정부지 쌀값에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K-푸드를 전략 수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까지 밝히며, 한국 농식품 산업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죠. 103억 달러를 넘어선 K-푸드 수출이라는 성과 위에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겁니다.
과연 이 제안은 단순한 아이디어일까요, 아니면 한국 농업의 판을 바꿀 전략적 전환점이 될까요?
한국의 쌀 재고 vs 일본의 쌀 대란, 완벽한 타이밍의 만남

숫자로 보면 상황이 더 명확해집니다.
한국은 2025년 353만 9천 톤의 쌀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수요는 340만 9천 톤에 불과합니다. 차이는? 16만 5천 톤이죠. 정부는 이 중 10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6만 5천 톤의 재고 부담이 남습니다.
반대편 일본은 어떨까요?
2025년 4월 기준, 일본의 슈퍼마켓 쌀 가격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2023년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관광객 증가, 일부 유통업자들의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완벽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진 거죠.
상황을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한국은 창고에 물건이 가득 차 있는데 팔 곳이 없고, 일본은 가게에 손님이 넘쳐나는데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인 셈이에요.
실제로 올해 4월 한국 쌀 2톤이 일본에 첫 수출되었고, 놀랍게도 열흘 만에 완판되었습니다. 5월에는 10톤이 추가로 수출되면서 가능성이 입증됐죠. 테스트 마케팅치고는 꽤 성공적인 결과 아닌가요?
하지만 여기에는 거대한 장벽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이 부과하는 쌀 수입 관세는 kg당 341엔, 우리 돈으로 3,400원에 달합니다. 관세율로 환산하면 400%를 넘는 수준이죠. 송 장관이 "일본은 쌀에 대한 관세가 엄청 높다"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K-푸드 수출 103억 달러 돌파, 라면과 김이 이끄는 식품 한류
쌀 이야기에 가려졌지만, 이날 국무회의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K-푸드 전략이었습니다.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K-푸드 수출액은 103억 7,5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죠. 무엇이 이런 성과를 만들었을까요?
라면이 13억 8,200만 달러로 21.4% 급증했고, 김도 10억 4,100만 달러로 13.3% 증가했습니다. 특히 라면의 경우, 불닭볶음면으로 대표되는 K-라면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죠.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이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죠."
실제로 K-팝,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K-푸드로 확장되는 패턴은 명확합니다. BTS 멤버가 먹던 라면, 오징어게임에 나온 달고나... 문화 콘텐츠가 식품 소비로 직결되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성공에는 그림자도 따라오는 법이죠.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짝퉁과 모방 제품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개인은 대응이 불가능할 수준으로 시장이 커졌다"며 "지적 재산권을 침해당하면 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해외 마케팅, 물류 지원, 관광 연계 상품 개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죠.
전략 수출 산업으로의 도약, 기회와 과제가 공존하는 길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수출 장려를 넘어섭니다.
"K-푸드가 내수를 넘어 전략수출 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하게 돕겠다"는 선언은 농식품 산업을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주력 수출 품목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일본 쌀 수출의 경우, 400%를 넘는 관세라는 벽이 존재합니다. WTO 체제에서도 쌀은 각국이 가장 민감하게 보호하는 품목 중 하나죠. 하지만 일본 내 쌀값 급등이 장기화되고 정치적 압력이 커진다면, 한시적으로라도 수입 문호가 열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 소량 수출이 성공한 것은 의미 있는 신호입니다. 문제는 규모죠. 연간 10톤과 연간 1만 톤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K-푸드 전체로 보면 전망은 더 밝습니다. 103억 달러라는 수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평가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지도는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합니다. 지적재산권 보호는 당장 시급한 과제고, 물류 비용 절감, 현지화 전략,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죠.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적 지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나올지가 관건입니다. 예산 확보, 법적 지원 체계, 해외 거점 확대 등 종합적인 정책 패키지가 뒷받침되어야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농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
이날 국무회의에서 나온 제안과 정책 방향은 한국 농업의 관점 전환을 상징합니다.
과거 농업은 "보호받아야 할 산업"이었습니다. 쌀값 안정, 농가 소득 보전, 수입 개방 저지... 방어적 프레임이 지배적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다릅니다. "수출할 수 있는 산업", **"돈 버는 산업"**으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6만 톤의 쌀 재고를 문제가 아닌 기회로 보는 시각, K-푸드를 내수 식품이 아닌 전략 상품으로 포지셔닝하는 접근... 이것이 바로 패러다임의 변화죠.
물론 현실은 복잡합니다. 일본 수출은 관세 장벽을 넘어야 하고, K-푸드 확장은 짝퉁과의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죠.
하지만 방향은 옳습니다.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농업 기술, 세계적으로 입증된 식품 품질, 무엇보다 K-컬처라는 강력한 마케팅 자산... 이 모든 것이 결합되면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농식품 관련 기업, 물류 인프라, 지식재산권 보호 솔루션 등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지원이 본격화되면 관련 섹터에 자금이 유입될 테니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요? 더 다양한 한국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그 결과가 국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실행입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 방향만으로는 부족하죠. 관세 협상, 유통망 구축, 품질 관리, 법적 지원... 하나하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질문 하나가 한국 농식품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