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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PEC 방한 확정, 시진핑 회담은 '전략적 모호성' 유지 - 희토류 전쟁이 바꾼 미중 정상외교

글연못 2025. 10. 1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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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앞으로 다가온 경주,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오는 10월 말, 천년 고도 경주가 세계 외교 무대의 중심에 섭니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언론의 카메라는 한국을 향하고 있죠. 그런데 이번 회의는 시작 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예요.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한 마디 때문입니다.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 발언 하나로 국제 외교가가 술렁였어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라는 경제 카드가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외교 무대를 흔들어놓은 셈이죠. 하지만 트럼프는 곧바로 "그곳에는 갈 것"이라며 APEC 참석 의지는 분명히 했고, "아마 시 주석과 회담을 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런 발언 번복은 단순한 말 바꿈일까요, 아니면 치밀한 협상 전략일까요? 지금부터 트럼프의 APEC 방한과 미중 정상회담을 둘러싼 복잡한 국제 정치 게임의 속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희토류 전쟁, 21세기 석유보다 강력한 무기가 되다

중국의 희토류 카드, 왜 이렇게 강력한가

희토류는 현대 첨단산업의 비타민 같은 존재예요. 스마트폰, 전기차, 미사일 유도장치까지 거의 모든 첨단 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죠. 문제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마치 20세기 중동이 석유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카드일 수 있어요.

중국이 이번에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건 우연이 아닙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지속적으로 부과하자, 중국도 자신들만의 강력한 무기를 꺼내든 거죠. 사실 이 카드는 예고된 것이었어요. 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도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암시하며 미국을 압박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APEC 정상회의 직전에 이런 카드를 꺼냈을까요? 타이밍이 절묘하죠. 국제 무대에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담긴 거예요. 희토류 통제는 단순한 경제 보복이 아니라 "우리도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외교 전략인 셈입니다.

트럼프의 '100% 관세 폭탄'과 협상 테이블의 심리전

강경 발언 뒤에 숨은 협상 전략 읽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카드에 즉각 반응했어요. "내달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한 거죠. 100% 관세라는 건 중국산 제품 가격이 두 배로 뛴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충격이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더 강력해요.

그런데 여기서 트럼프의 진짜 협상 스타일이 드러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나갔다가, 몇 시간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어쩌면 회담할 수도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죠. 이런 패턴, 트럼프를 오래 지켜본 분들은 익숙하실 거예요.

이건 부동산 협상가 출신인 트럼프의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처음에 극단적인 요구나 위협으로 상대방을 압박한 뒤, 협상 테이블에서 양보를 끌어내는 거죠. 실제로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북한, 중국, 유럽연합 등과의 협상에서 이런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여왔어요.

어떻게 보면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고도의 심리전입니다. 트럼프는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실제로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거예요.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트럼프의 이런 전략은 꽤 효과적일 수 있죠.

 

APEC 무대, 왜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 행사가 아닙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라는 이름처럼, 이 지역의 경제와 안보 질서를 논의하는 핵심 무대예요. 특히 미중 양국에게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동맹국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죠.

미국 입장에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서의 리더십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싶어 하고요. 두 거대 경제권이 맞붙는 이 무대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되느냐 마느냐는 향후 국제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그곳에는 갈 것"이라고 명확히 한 것도 의미가 있어요. APEC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거죠. 한국을 포함한 역내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이 무대를 통해 중국과의 협상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으니까요.

말 바꾸는 트럼프, 변하지 않는 협상 공식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의 외교 카드

트럼프의 발언 번복을 두고 언론에서는 "말 바꾸기"라고 비판하기도 해요.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이를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라고 분석합니다. 상대방이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고전적인 외교 기법이죠.

"시진핑과 만날 이유가 없다"는 강경 발언으로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어쩌면 회담할 수도 있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중국은 불확실성 속에서 더 많은 양보를 고려하게 되고, 트럼프는 최대한의 협상 카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트럼프만의 전유물은 아니에요. 국제 외교에서는 종종 사용되는 전략이죠. 다만 트럼프는 이를 더 극단적이고 대중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자신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표출하고, 그걸 협상 도구로 삼는 거예요.

미중 관계, 결국은 '상호 의존'의 틀 안에서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무리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도, 두 나라는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가장 긴밀하게 얽혀 있는 관계라는 거예요. 중국은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고, 미국은 중국 제품의 최대 소비 시장이죠.

희토류 통제나 관세 전쟁은 서로에게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자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 단기적으로는 미국 첨단산업에 타격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만들어 중국의 영향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100% 관세는 미국 소비자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이런 상호 의존성 때문에 결국 양국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강경한 말을 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는 거예요. 지금의 갈등은 더 나은 협상 조건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의 기회,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들

APEC 개최국 한국, 중재자 역할 가능성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기회입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은 양측 모두와 긴밀한 경제·안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죠. 이재명 대통령이 개최국 정상으로서 미중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특히 희토류 문제는 한국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이 모든 산업이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어요.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하죠.

그런데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져요. 양국 모두 한국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어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균형 외교를 잘 구사한다면, 경제적·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투자자와 사업가들이 봐야 할 시그널

지금 벌어지는 미중 갈등과 APEC 정상회담 이슈는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에요. 이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산업 지형 변화, 투자 기회의 이동을 예고하는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희토류 전쟁이 본격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희토류 대체 기술이나 재활용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가치가 급상승할 거예요.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새로운 희토류 광산 개발 프로젝트가 가속화될 것이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겁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도 재편될 수 있어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기업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죠.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은 이미 이런 변화에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관세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100%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직접 타격을 받겠지만, 동남아시아나 인도의 제조업체들은 수혜를 볼 수 있어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거예요.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테니, 이들 국가의 경제와 시장도 주목해야 합니다.

결국 협상은 이루어질 것이다 - 변하지 않는 국제 정치의 법칙

트럼프의 강경 발언과 중국의 희토류 카드, 그리고 오락가락하는 정상회담 전망. 이 모든 게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국제 정치를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압니다. 결국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걸요.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방 없이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 시장과 기술이 필요하고, 미국은 중국의 제조 능력과 시장이 필요해요. 이건 단순한 의존이 아니라 40년 넘게 구축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입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회담이 이루어지든 안 이루어지든, 양국은 계속해서 대화하고 협상할 거예요. 지금의 갈등은 그 협상의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일 뿐이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런 미중 갈등의 표면적 현상에 휘둘리지 않는 겁니다. 대신 그 속에서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의 흐름을 읽고, 우리 기업과 경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해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것, 그게 진짜 인사이트 아닐까요?

2주 후 경주에서 펼쳐질 외교 무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의 일상과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거예요. 복잡해 보이는 국제 정치, 하지만 그 본질을 이해하면 우리의 선택도 더 명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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