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탐구 생활/생활 법률 탐구

전세·월세 묵시적 갱신 후 계약해지, 통보 3개월 뒤 나갈 수 있고 복비 의무는 없습니다

글연못 2026. 10. 6. 14:30
반응형

 

한눈에 보기

  • 전세·월세 계약이 아무 말 없이 자동으로 연장됐다면(묵시적 갱신), 세입자는 2년을 다 채우지 않아도 나갈 수 있습니다.
  • 집주인에게 나가겠다고 알리고, 집주인이 그 연락을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납니다.
  • 이때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보수(복비)를 세입자가 내야 한다는 법 조항은 없습니다.
  • 다만 3개월 동안의 월세와 관리비는 세입자가 냅니다.

전세 만기가 지난 줄도 모르고 살다가 뒤늦게 달력을 보는 일이 있습니다. 집주인도 연락이 없었고, 나도 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반년쯤 지났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야 할 일이 생깁니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계약이 2년 더 연장된 것이니 그때까지는 보증금을 못 준다, 꼭 나가겠다면 새 세입자를 구하는 복비는 내고 가라.

이 말은 법과 다릅니다.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묵시적 갱신이 무엇인가

묵시적 갱신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정해진 때까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계약이 저절로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신문 구독이 해지 전화를 하지 않으면 다음 달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았는데도 법이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봐 줍니다.

이 제도가 중요한 까닭은 세입자의 보증금과 살 집을 지켜 주기 때문입니다. 만기가 지났다고 해서 세입자가 하루아침에 계약 없는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가 정한 조건은 이렇습니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하지 않으면
집주인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을 끝내겠다거나 조건을 바꾸겠다는 통지
세입자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을 끝내겠다는 통지

양쪽 모두 이 기한을 넘기면 만기 날에 예전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이 이어지고, 그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보증금과 월세도 그대로입니다. 2020년 12월 10일부터 이 기한이 '만기 1개월 전'에서 '2개월 전'으로 앞당겨졌으니, 예전에 알던 한 달 기준으로 기억하고 있다면 고쳐 두어야 합니다.

법이 뭐라고 하나: 세입자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

여기서 많은 분이 걸립니다. 2년으로 연장됐으니 2년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조문인 제6조의2가 세입자에게 따로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세입자는 언제든지 집주인에게 계약을 끝내겠다고 통지할 수 있습니다.
  • 그 해지는 집주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이 권리는 세입자에게만 있습니다. 집주인은 이 조항으로 계약을 끝낼 수 없습니다. 묵시적 갱신이 되면 집주인은 2년을 지켜야 하고, 세입자는 석 달 전에만 알리면 나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법이 일부러 세입자 쪽으로 기울여 놓은 부분입니다.

묵시적 갱신 후 계약해지, 실제 순서

순서대로 적습니다.

  1. 계약서에서 만기일을 확인합니다. 만기 2개월 전까지 양쪽 다 아무 통지가 없었고, 새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면 묵시적 갱신입니다.
  2. 집주인에게 계약을 끝내겠다고 알립니다. 법에 정해진 양식은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받은 날'이 문제가 되므로 문자나 메신저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을 쓰고 화면을 저장해 둡니다. 집주인이 답을 피하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면 우체국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3. 집주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을 셉니다. 보낸 날이 아니라 받은 날이 기준입니다.
  4. 그 3개월 동안은 계약이 살아 있으므로 월세와 관리비를 냅니다. 먼저 이사를 나가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5. 3개월이 지난 날 계약이 끝납니다. 그날 집을 비워 주면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날짜를 세는 법은 실제 조정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례집에는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 세입자가 2017년 6월 20일에 해지를 통지했고, 계약이 2017년 9월 19일에 끝난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통지한 날부터 꼭 석 달입니다.

묵시적 갱신 후 퇴거, 복비는 누가 내나

새 세입자를 구할 때 드는 중개보수를 나가는 세입자에게 내라고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법을 보면 그럴 근거가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중개보수를 '중개의뢰인'에게서 받는다고 정합니다. 새 세입자와 계약을 맺는 사람은 집주인이므로, 중개를 맡긴 사람도 집주인과 새 세입자입니다. 법제처는 2009년 12월 24일 법령해석(안건번호 09-0384)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나가는 기존 세입자는 중개보수를 부담하는 중개의뢰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새 계약의 보증금이나 기간을 정할 권한이 기존 세입자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묵시적 갱신 뒤에 통지하고 석 달 뒤 나가는 것은 계약을 어기는 일이 아닙니다. 법이 준 권리를 쓰는 것입니다. 약속을 깬 대가로 복비를 낸다는 논리가 처음부터 맞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석 달을 기다리지 않고 더 빨리 보증금을 받고 나가고 싶어서 집주인과 따로 합의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집주인이 일정을 당겨 주는 대신 복비를 세입자가 내기로 서로 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법이 시킨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합의한 것입니다. 낼지 말지는 세입자가 고를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자동으로 연장됐으니 2년 동안 꼼짝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세입자만큼은 언제든 통지하고 석 달 뒤에 나갈 수 있습니다. 2년에 묶이는 쪽은 집주인입니다.

묵시적 갱신이 되면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번 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계약갱신요구권은 세입자가 분명하게 의사를 밝힌 경우에만 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묵시적 갱신으로 2년을 더 살았더라도 요구권 한 번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세 가지 연장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구분 어떻게 연장되나 연장 기간 세입자가 중간에 나가려면
묵시적 갱신 양쪽 다 기한까지 말이 없을 때 2년 통지하고 3개월 뒤
계약갱신요구권 세입자가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요구(1회) 2년 통지하고 3개월 뒤
새 계약서를 쓴 재계약 집주인과 합의 계약서에 적은 기간 위 규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음. 계약서와 합의에 따름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연장한 경우에도 석 달 규칙이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은 대법원이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2024년 1월 11일 판결(2023다258672)에서,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해지를 통지했더라도 집주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외와 조심할 점

  • 월세를 두 번 치 밀렸거나 세입자로서의 의무를 크게 어긴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습니다(제6조 제3항).
  • 만기 무렵 계약서를 새로 쓰고 기간을 정했다면 묵시적 갱신이 아닙니다. 그때는 계약서에 적은 내용이 먼저입니다.
  • 보증금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계약서 없이 말로만 정한 경우처럼 애매한 상황은 어느 쪽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래 상담 창구에 먼저 물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 상가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따로 있어 기준이 다릅니다. 이 글은 주택 이야기입니다.
  • 석 달이 지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임차권등기명령이라는 제도와 분쟁조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받기 전에 짐을 다 빼고 주소를 옮기면 불리해질 수 있으니 먼저 상담을 받습니다.

도움 받을 곳

  •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번 없이 132
  •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부동산원·LH가 운영합니다. 소송보다 간단한 절차로 다툼을 풀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 02-2133-1200~1208. 서울시 조정위원회는 계약갱신과 종료, 보증금 반환, 중개보수 같은 비용 부담 다툼도 조정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설마 내가?’ 방심하는 순간 1억 증발! 전세사기부터 중고거래까지, 사기꾼의 표적이 되는 사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경제 뉴스는 무엇일까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 지수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소식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자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해보

scriptpond.co.kr

 

출처

이 글은 2026년 10월 6일 기준으로 확인한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계약서의 특약이나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보증금이 걸린 결정을 하기 전에는 위 상담 창구나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