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심리와 착각들] 📉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이유
알고 보면 ‘시장’이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
주식 투자하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죠?
“왜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거지…? 누가 내 매매를 감시하나?”
심지어 친구들끼리 “내가 팔면 오를 테니까 너희는 사둬~” 이런 농담까지 하잖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기분은 **진짜 현상이라기보다 ‘심리적 착각’**이라는 겁니다.
‘내가 뭘 하면 시장이 반대로 간다’는 이 현상, 알고 보면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행동 편향(bias)**의 결과예요.
이 글에서는 그 심리 구조를 쉽게 풀어보고,
그걸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도 같이 정리해볼게요.
1. 기억은 내 편이 아니다: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종목을 팔았는데 그 주식이 급등했어요.
그때 그 ‘아찔한 기억’은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됩니다.
반면 팔고 나서 떨어진 경험은 “잘 팔았네~” 하고 쉽게 잊혀지죠.
이런 선택적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나에게 **‘나는 타이밍이 늘 틀려’**라는 신념을 만들어줘요.
그런 심리를 ‘확증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기억이 실제보다 더 비관적으로 왜곡된다는 거죠.
2. 결과를 다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끼는 착각: 후행 편향 (Hindsight Bias)
결과를 알고 나면 마치 처음부터 예측 가능했던 일처럼 느껴지죠?
“아, 이건 오를 줄 알았는데 왜 팔았지…”
“떨어질 거 같은데 왜 샀을까…”
이게 바로 ‘후행 편향’이에요.
실제로는 매수/매도 당시에는 그런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는데,
결과를 안 다음엔 괜히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거죠.
이 착각이 반복되면, 매매할 때마다 불안과 후회가 앞서고,
자신감은 점점 떨어집니다.
3. 이익은 빨리, 손실은 질질: 손실 회피 성향 (Loss Aversion)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오랜 동료 아모스 트버스키의 유명한 실험에 따르면,
사람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2배 정도 더 큰 감정적 고통을 느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죠:
- 이익이 조금만 나면 “일단 먹고 나가자” 하고 빨리 팔고
- 손실 중인 종목은 “조금만 기다리면 본전 올 텐데…” 하고 계속 끌고 갑니다
이걸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부르는데요,
결국 좋은 종목은 일찍 내 손을 떠나고,
나쁜 종목은 끝까지 남아 손실을 키우는 구조가 되죠.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내가 팔고 나면 오르고, 갖고 있으면 떨어진다”
는 체감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4. 내가 뭘 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인과 착각 & 자기 중심 편향
시장에서 내가 어떤 액션을 했다고 해서 주가가 그걸 반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가 팔아서 올랐어…” 같은 식으로 타이밍 실패를 내 탓으로 돌리곤 하죠.
이건 ‘인과관계 착각’이에요.
두 사건이 우연히 시간상 겹쳤다고 해서 A가 B를 유발한 건 아니거든요.
또 한편으론 ‘자기 중심 편향’이라는 심리도 작용해요.
결과가 안 좋으면 “역시 난 재능이 없나봐…” 하고 자기 비하로 흐르는 경우,
이것도 전형적인 왜곡입니다.
사실 시장은 나 하나 때문에 움직이지 않아요.
그걸 인정하고 나와 분리시켜야 진짜 냉정한 투자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5.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럼 이런 심리적 함정,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행동경제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실천 방법들을 추천해요:
✅ 투자 일지를 써보세요
- 언제, 왜 샀는지, 기대 수익률은 몇 %였는지를 적어두면
- 나중에 후회할 때도 객관적인 기준이 생깁니다. 이는 특히 기억을 선택적으로 왜곡하는 확증 편향이나, 결과를 미리 알았던 것처럼 착각하는 후행 편향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 결과 말고, 과정에 집중하세요
- “결과가 안 좋았으니까 틀렸다”가 아니라
- “그때 내 판단은 논리적이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해요.
✅ 원칙을 세우고 감정에서 분리하세요
- 목표 수익률, 손절 라인, 보유 기간을 미리 정해두면
- 그때그때 감정에 휘둘릴 일이 줄어듭니다. 이는 감정적 고통을 피하려는 손실 회피 성향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매매 결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하세요
- 개별 종목의 등락보다 포트폴리오 전체의 흐름을 봐야 편해져요.
- 자산이 나눠져 있으면 타이밍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 마무리하며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경험은 당신이 유독 운이 없거나 투자에 소질이 없어서 겪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보편적인 심리적 오류의 결과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건 이걸 인식하고,
감정이 아닌 기록과 원칙, 그리고 냉정함으로
나를 한 발짝씩 투자자의 길로 끌어올리는 거예요.
시장을 이기려 하기 전에,
내 뇌의 착각부터 이기는 것,
그게 바로 성공 투자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