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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마이드 뜻, 연예인 사진을 왜 ‘브로마이드’라고 불렀을까요: 몇백 원짜리 오빠 사진 한 장에 담긴 100년 (응답하라 1997 2화)

글연못 2026. 10. 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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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서랍이나 공책 사이에 좋아하는 가수 사진 한 장쯤 끼워 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 사진을 ‘브로마이드’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왜 그런 이름으로 불렀는지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응답하라 1997 2화의 찢어진 사진 한 장을 따라, 브로마이드 뜻과 그 시작을 찾아봤습니다.

응답하라 1997 2화, 찢어진 오빠 사진

tvN이 2012년 7월 24일 1화와 함께 방송한 2화의 제목은 ‘점점 달라지다’입니다. 방송 정보 사이트 TheTVDB에 실린 공식 소개에 따르면, H.O.T. 토니의 열성 팬 성시원은 반에서 48등을 하고, 화가 난 아버지는 시원이 아끼던 토니 사진을 찢어 버립니다. 시원은 집을 나가겠다고 마음먹지만, 그 사이 소꿉친구 윤제와 단짝 유정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1997년 부산의 열여덟 살에게 그 사진 한 장은 그냥 종이가 아니었습니다.

브로마이드 뜻: 원래는 ‘사진을 뽑는 종이’ 이름

브로마이드는 원래 사진을 인화하는 종이의 이름입니다. 일본 디지털 대사전(코토뱅크)은 브로마이드지를 브롬화은(취화은) 유제를 바른 인화지라고 설명합니다. 빛에 잘 반응해서 사진을 크게, 많이 뽑아내기에 알맞은 종이입니다. 이름은 영어 bromide(브롬 화합물)에서 왔습니다.

용어 풀이 · 브롬화은
은과 브롬이 결합한 물질로, 빛을 받으면 성질이 바뀝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 사진을 종이에 뽑을 때 이 성질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니까 ‘브로마이드’는 처음에는 사진의 내용이 아니라 종이의 재료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이 어떻게 ‘연예인 사진’이라는 뜻이 됐는지가 이 글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언제 시작됐나: 1921년 일본의 배우 사진

영어판 위키백과의 ‘브로마이드(일본 문화)’ 문서는 그 시작을 일본에서 찾습니다. 도쿄의 사진 가게 마루베루도가 브로마이드 인화지로 뽑은 배우 사진을 팔기 시작한 것이 1921년이고, 첫 사진은 영화배우 구리시마 스미코의 초상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 가게는 인화지를 ‘브로마이드’, 거기 뽑은 스타 사진을 ‘프로마이드’라고 불렀는데, 두 말이 나중에 한 뜻으로 섞였다고 합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마루베루도의 1921년 첫 판매는 영어판 위키백과 한 곳에서만 확인했습니다. 이 말이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와 ‘연예인 사진’ 뜻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이번에 공식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팬이 스타의 모습을 사서 간직하는 문화 자체는 그보다 훨씬 오래됐습니다. 같은 문서는 에도 시대 사람들이 가부키 배우나 스모 선수를 그린 우키요에(목판화)를 샀고, 메이지 시대 이후 그 자리를 사진이 대신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림에서 사진으로, 사진에서 ‘브로마이드’로 이름이 바뀌어 온 셈입니다.

그 시절엔 어땠나: 한 장에 300~400원

1997년 우리나라의 아이돌 사진은 어땠을까요. 오마이뉴스가 2012년 9월 드라마 방영에 맞춰 당시 관계자들을 취재한 기사에 따르면, 그 시절 멤버 사진은 한 장에 300~400원쯤에 팔렸습니다. 같은 기사는 소속사가 이런 상품으로 일주일에 현금 5천만~6천만 원을 벌었다고 전합니다.

사진 한 장
300~400원
1997년 무렵
소속사 상품 수입
주 5천만~6천만 원
같은 기사, 관계자 말

사진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같은 기사에는 H.O.T.의 향수와 음료수, 젝스키스의 로션 같은 상품이 나왔고, 팬들이 밸런타인데이와 생일에 보낸 선물을 트럭으로 실어 날랐다는 이야기도 실렸습니다. 300~400원짜리 사진 한 장은 그 거대한 팬 문화의 가장 작은 단위였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속 아버지가 찢은 것은 종이 한 장이었지만, 시원에게는 용돈을 모아 산 ‘내 것’이었을 겁니다.

처음의 브로마이드
브롬화은 인화지, 사진을 크게 뽑는 종이의 이름
1990년대의 브로마이드
문방구·음반 가게에서 사던 가수·배우 사진

어떻게 바뀌어 지금에 남았나

위키백과 문서는 일본에서 194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브로마이드 판매량이 아이돌 인기를 가늠하는 잣대로 쓰였다고 적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아닌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의 사진 카드까지 브로마이드라고 부르고, 우리나라에는 아예 ‘브로마이드’라는 이름의 케이팝 잡지도 있다고 소개합니다.

필름 대신 디지털로 사진을 찍는 지금, 브롬화은 인화지로 뽑는 사진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이름은 남았습니다. 제 눈에는 요즘 앨범 속 작은 사진 카드를 모으고 바꾸는 모습이, 재료는 사라지고 마음만 남은 브로마이드의 다음 모습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브로마이드’를 ‘큰 포스터’라는 뜻의 외래어로 아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말의 뿌리는 크기가 아니라 사진을 뽑는 종이의 재료입니다. 크든 작든 그 종이에 뽑은 사진이면 브로마이드였고, 그 이름이 연예인 사진을 대표하는 말이 된 것입니다.

한 줄로 남기면

브로마이드는 ‘무엇을 찍었나’가 아니라 ‘무엇에 뽑았나’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종이의 이름이 팬의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 되기까지 100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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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TVDB, 응답하라 1997 회차 정보: 2화 ‘점점 달라지다’(2012년 7월 24일 tvN), 반 48등·아버지가 토니 사진을 찢음·가출 결심

https://thetvdb.com/series/answer-me-1997/allseasons/official

  • 코토뱅크(디지털 대사전·브리태니커), 브로마이드지: 브롬화은 유제 인화지, 큰 인화에 알맞음, 영어 bromide에서 온 이름

https://kotobank.jp/word/%E3%81%B6%E3%82%8D%E3%81%BE%E3%81%84%E3%81%A9%E7%B4%99-3186424

  • 영어판 위키백과, Bromide (Japanese culture): 1921년 마루베루도 배우 사진 판매, 브로마이드·프로마이드, 우키요에에서 사진으로, 1940년대 중반~1980년대 말 인기 잣대, 캐릭터 브로마이드, 한국 케이팝 잡지 이름

https://en.wikipedia.org/wiki/Bromide_(Japanese_culture)

  • 오마이뉴스(다음 게재), [기억하라 1997①] 우리들의 맹세, 기억해 줄래? (2012년 9월 5일): 멤버 사진 한 장 300~400원, 소속사 주 5천만~6천만 원, 향수·음료수·로션 상품, 선물 트럭

https://v.daum.net/v/20120905101706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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