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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시행 시기, 2004년 7월부터 7년에 걸쳐 온 토요일 휴무의 시작

by 글연못 2026.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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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이면 "주말 잘 보내세요"라는 인사가 오갑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알람을 끄고 늦잠을 자죠. 지금은 너무 당연해서 이유를 따져 볼 일도 없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주5일제 시행 시기를 떠올려 보면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주5일제가 법으로 시작된 날은 2004년 7월 1일입니다. 그것도 한 번에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큰 회사부터 작은 가게까지 차례로 번지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스무 해 남짓 전만 해도 토요일은 '오전 근무하는 날'이었던 겁니다.

토요일은 원래 반만 쉬는 날이었습니다

사십 대 이상이라면 '반공일'이라는 말을 기억하실 겁니다. 토요일은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쉬는, 반만 쉬는 날이라는 뜻이었죠. 학교도 토요일 4교시까지 수업을 했고, 은행 창구도 토요일 오전에는 열려 있었습니다.

기록으로도 확인됩니다. 국가기록원 자료를 보면 1959년 공무원의 근무 시간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 토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였습니다. 한 주에 47시간 30분을 일한 셈입니다.

법이 정한 기준도 지금과 달랐습니다. 1953년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하루 8시간, 한 주 48시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루 8시간씩 엿새를 일하면 딱 48시간입니다. 이 숫자는 1989년에야 46시간을 거쳐 44시간으로 줄었습니다. 평일 닷새에 토요일 반나절을 더한 시간이 44시간이니, '반공일'이 법의 숫자가 된 셈입니다.

먼저 문을 닫은 곳은 은행이었습니다

변화는 법보다 은행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2002년 4월, 은행 직원들의 노동조합인 금융노조가 토요일 휴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첫 주말부터 은행들이 토요일마다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당시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현금자동입출금기와 인터넷뱅킹이 이미 자리를 잡았으니 토요일에 창구를 닫아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증권회사는 그보다 3~4년 먼저 토요일에 쉬고 있었는데 별 탈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기계가 창구 일을 나눠 맡을 수 있게 되자 사람이 쉴 틈이 생긴 것이죠.

은행이 쉬자 다른 회사들도 가만있기 어려워졌습니다. 토요일에 은행이 닫으면 기업은 그날 돈을 보내고 받는 결제를 하기가 곤란해집니다. 당시 신문은 은행의 결정이 대기업과 산업 전체로 번지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03년 8월 29일, 국회를 통과하다

법이 바뀐 날은 2003년 8월 29일입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41표, 반대 57표, 기권 32표로 통과됐습니다. 한 주에 일하는 법정 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법에는 '주5일'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바뀐 것은 '한 주 40시간'이라는 숫자입니다. 하루 8시간씩 닷새를 일하면 40시간이 채워지니 자연스럽게 토요일이 비게 된 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게나 공장 가운데는 토요일에 일하고 평일에 쉬는 곳이 있습니다. 주 40시간만 지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도 컸습니다. 경영계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이 13.6% 오르는 효과가 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소기업 열 곳 가운데 네 곳 가까이(37%)가 해외 이전을 생각해 봤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비정규직이 늘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관광과 소비가 늘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나왔죠. 쉬는 날이 한 해 91~101일에서 134~144일로 40일 넘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오지 않고 7년에 걸쳐 왔습니다

걱정이 컸던 만큼 법은 회사 크기에 따라 차례로 시행됐습니다.

시행 시기 대상
2004년 7월 공공기관, 금융·보험업, 직원 1,000명 이상 사업장
2005년 7월 300명 이상
2006년 7월 100명 이상
2007년 7월 50명 이상
2008년 7월 20명 이상
2011년 20명 미만(5명 이상)

2004년 여름 대기업에 다니던 사람은 토요일에 쉬었지만, 동네 작은 공장에 다니던 사람은 2011년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주말의 길이가 7년 동안 달랐던 겁니다. 정부는 그 사이 작은 회사들이 버틸 수 있게 초과 근무 수당 기준을 한동안 낮춰 주고 지원금을 주는 방법을 함께 썼습니다.

그 선택이 남긴 것

얻은 것은 분명합니다. 주말이 하루 반에서 이틀이 됐습니다. 1박 2일 여행, 토요일 아침 등산, 금요일 저녁 약속이 평범한 일이 됐습니다.

치른 값도 있었습니다. 큰 회사와 작은 회사 사이에 쉬는 날이 달랐던 7년이 있었고, 그동안 작은 회사에 다니던 사람들은 이웃이 쉬는 토요일에 출근했습니다. 법이 정한 것은 40시간이라는 숫자였기 때문에 실제로 일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었는지는 회사마다 달랐습니다.

돌아보면 이 변화에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기계가 사람 일을 나눠 맡을 수 있게 됐고, 한 업종이 먼저 문을 닫아 봤고, 그다음 법이 큰 곳부터 작은 곳으로 차례로 따라갔습니다.

오늘 남는 한 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토요일은 스무 해 남짓 된 약속입니다. 누군가 먼저 문을 닫아 보았고, 걱정 속에서 7년에 걸쳐 차례로 퍼졌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큰 변화는 어느 날 한꺼번에 오지 않고, 한 곳에서 먼저 해 본 뒤에 순서대로 온다는 것. 달력의 빨간 날을 볼 때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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