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끝난 밤, 부산의 여섯 친구가 들뜬 얼굴로 춤추는 곳을 찾아갑니다. 2012년 8월 tvN에서 방송된 「응답하라 1997」 10화 「당신이 좋은 이유」의 한 장면이에요. 무대 위에서는 준희가 춤 솜씨를 뽐내고, 성재는 그곳에서 만난 여자에게 단단히 마음을 빼앗깁니다. 미성년자도 들어갈 수 있는 춤 공간이라는 설정이었는데, 그 시절 정말로 10대를 위해 생겨난 춤 공간이 있었어요. 이름은 콜라텍입니다.
그런데 지금 콜라텍을 검색하면 10대가 아니라 중장년의 사교댄스장이 먼저 나옵니다. 술 대신 콜라를 팔던 그 공간은 어쩌다 주인이 바뀌었을까요.

콜라텍 뜻, 콜라와 디스코텍을 합친 말
콜라텍 뜻은 이름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2024년 7월 국제신문 보도는 콜라텍을 콜라와 디스코텍을 합친 말로 설명해요. 디스코텍은 음악을 크게 틀고 춤을 추는 곳이죠. 거기서 술을 빼고 콜라 같은 음료를 파는 곳이니 콜라텍이 된 겁니다.
같은 기사는 콜라텍이 1990년대에 청소년이 춤을 추고 콜라를 마시는 여가 공간으로 출발했다고 전합니다. 2000년 7월 전북일보 기사도 콜라텍이 본래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 했다고 적었어요. 서로 다른 두 신문이 20여 년 간격을 두고 같은 출발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콜라텍은 왜 생겼나, 10대에게 춤출 곳이 없던 시절
드라마 속 아이들은 1화부터 H.O.T와 젝스키스를 두고 편을 갈라 싸웁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안무를 외우는 10대에게 정작 마음껏 춤출 곳은 마땅치 않았어요. 나이트클럽은 술을 파는 어른의 공간이었으니까요.
콜라텍은 그 빈틈을 겨냥한 공간이었습니다. 술만 빼면 10대도 음악에 맞춰 춤출 수 있다는 계산이었죠. 드라마에서 수능을 마친 아이들이 몰려간 곳도, 고증을 떠나 그 시절 10대가 꿈꾸던 해방감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드라마 속 그곳이 콜라텍인지 나이트클럽인지는 방송 소개만으로는 가리기 어렵습니다. 공식 줄거리에는 수능이 끝나고 여섯 친구가 춤추는 곳에 간다는 정도만 나와요. 그래서 여기서는 그 장면을 계기 삼아, 그 시절 실제로 있던 10대의 춤 공간을 따라가 봤습니다.
콜라텍은 어떻게 바뀌었나, 간판만 남고 손님이 바뀌다
출발은 건전했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콜라텍이 청소년의 음주와 탈선 장소로 변질되자 정부가 규제를 강화했다고 정리해요. 그 뒤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나이 든 손님들의 사교 공간이 됐다는 겁니다.
2000년 전북일보 기사는 그 변화의 한복판을 보여 줍니다. 당시 전북 콜라텍 10여 곳에는 청소년이 없고 중장년이 춤을 추고 있었어요. 기사는 이유도 짚었습니다. 무도장이나 무도학원과 달리 콜라텍은 신고 업종이 아니어서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문을 열 수 있었다는 거예요.
2000년 전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부 무도장은 간판만 콜라텍으로 바꿔 무도장이 허용되지 않던 낮 시간에도 영업했습니다. 술을 팔지 않으면 사실상 규제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무허가 무도장으로 걸리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매겨질 수 있었지만, 업주 이름만 바꿔 다시 문을 여는 곳이 많아 단속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경찰은 기사에서 말했습니다.

지금의 콜라텍, 코로나가 남긴 숫자
그렇게 자리 잡은 콜라텍은 코로나19 때 또 한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밀접·밀집·밀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문을 닫는 곳이 많았어요.
국제신문이 확인한 부산의 살아남은 콜라텍은 도시철도 역과 큰 시장 근처에 모여 있었습니다. 부산진구라면 부전역과 부전시장 일대예요. 지하철로 오가기 쉬운 곳에 남았다는 점에서 지금 손님이 누구인지가 보입니다.
우리나라 첫 콜라텍이 언제 어디서 문을 열었는지는 서로 확인되는 기록을 찾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에 생겼다는 점까지만 두 신문 보도로 확인했습니다.
콜라텍, 한 줄로 남기면
콜라텍은 10대에게 술 없는 춤을 주려고 생겨났고, 같은 이유로 지금은 중장년에게 부담 없는 춤판이 됐습니다. 춤추고 싶은 마음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걸, 간판 하나가 30년에 걸쳐 보여 주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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