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기
- 재산 상속 순위는 민법 제1000조(상속순위)가 정합니다.
- 배우자는 순위표 밖에서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과 함께 받습니다.
- 먼저 세상을 떠난 자녀의 몫은 사라지지 않고 대습상속으로 넘어갑니다.
- 2023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년 된 판례를 바꿨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아래에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계시고 자녀는 셋입니다. 그런데 큰아들은 몇 해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났고, 며느리와 손녀가 남아 있습니다. 장례를 마친 가족이 둘러앉았는데 누가 상속인인지부터 말이 엇갈립니다. 며느리도 받는지, 어머니 몫은 절반인지, 아무도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합니다.
한 줄로 답하면 이렇습니다. 유언이 없다면 재산 상속 순위와 비율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순위는 상속순위, 비율은 법정상속분이라고 부릅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어머니와 살아 있는 두 자녀, 그리고 큰아들 자리를 대신하는 며느리와 손녀입니다.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상속순위를 읽기 전에 알아둘 말 네 가지
- 피상속인: 돌아가신 분입니다. 재산을 물려주는 쪽이죠.
- 직계비속과 직계존속: 직계비속은 자녀, 손자녀처럼 아래로 곧게 이어지는 핏줄입니다. 직계존속은 부모, 조부모처럼 위로 이어지는 핏줄입니다. 족보를 세로로 그었을 때 한 줄에 놓이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법정상속분: 유언이 없을 때 법이 정해 둔 몫의 비율입니다. 식구끼리 정하지 못했을 때 꺼내 쓰는 기본 나눔표입니다.
- 대습상속: 상속받을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사람의 배우자와 자녀가 그 자리를 대신 물려받는 것입니다. 이어달리기에서 주자가 빠지면 같은 팀 다음 사람이 바통을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말들이 왜 중요할까요. 상속은 '누가'와 '얼마'가 따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상속순위가, 얼마는 법정상속분이 답합니다.
재산 상속 순위 1순위부터 4순위, 민법 제1000조
대법원이 판결 설명 자료에서 '상속순위' 조문으로 드는 것이 민법 제1000조입니다. 서울시 마을변호사가 서울시 누리집에 쓴 해설을 따라 표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순위 | 누구 | 예 |
|---|---|---|
| 1순위 | 직계비속 | 자녀. 자녀가 없으면 손자녀 |
| 2순위 | 직계존속 | 부모. 부모가 없으면 조부모 |
| 3순위 | 형제자매 | 형, 누나, 동생 |
| 4순위 | 4촌 이내 방계혈족 | 삼촌, 고모, 이모, 조카, 사촌 |
읽는 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앞 순위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뒤 순위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자녀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돌아가신 분의 부모나 형제는 받지 못합니다. 둘째, 같은 순위 안에서는 가까운 사람이 먼저입니다. 자녀가 있으면 손자녀는 받지 않고, 부모가 있으면 조부모는 받지 않습니다.
뱃속의 아기도 상속인이 됩니다. 다만 살아서 태어나야 합니다.
상속순위에서 배우자의 자리, 민법 제1003조
배우자는 표에 없습니다. 순위표 옆에 서 있다가 1순위나 2순위와 함께 받기 때문입니다.
- 자녀가 있으면 배우자는 자녀와 함께 상속인이 됩니다.
- 자녀가 없고 부모가 계시면 배우자는 부모와 함께 상속인이 됩니다.
- 자녀도 부모도 없으면 배우자 혼자 상속인이 됩니다. 이때 형제자매는 받지 못합니다.
여기서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입니다. 서울시 해설은 이혼한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고, 이혼 소송을 하던 중에 한쪽이 사망하면 이혼의 효력이 생기지 않아 남은 배우자가 상속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법정상속분, 상속 비율은 배우자만 1.5
민법 제1009조의 원칙은 둘입니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럿이면 똑같이 나눕니다. 배우자는 함께 받는 자녀나 부모 한 사람 몫에 5할을 더해 받습니다. 자녀 한 사람이 1이면 배우자는 1.5입니다. 아들과 딸, 맏이와 막내, 결혼한 자녀와 미혼 자녀 사이에 차이는 없습니다.
| 가족 | 비율 | 배우자 몫 | 자녀 한 사람 몫 |
|---|---|---|---|
| 배우자 + 자녀 1명 | 1.5 : 1 | 5분의 3 | 5분의 2 |
| 배우자 + 자녀 2명 | 1.5 : 1 : 1 | 7분의 3 | 7분의 2 |
| 배우자 + 자녀 3명 | 1.5 : 1 : 1 : 1 | 9분의 3 | 9분의 2 |
분수는 비율을 제가 옮겨 계산한 것입니다. 서울시 해설의 예도 같습니다. 재산이 9,000만 원이고 배우자와 자녀 셋이 있으면 배우자가 3,000만 원, 자녀가 2,000만 원씩입니다.
'배우자가 절반을 받는다'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자녀가 둘이면 7분의 3, 약 43%입니다. 자녀가 많을수록 배우자 몫의 비율은 줄어듭니다.
대습상속, 먼저 떠난 자녀의 몫은 누구에게
처음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큰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민법 제1001조는 이럴 때 큰아들의 자녀가 그 순위를 대신한다고 정합니다. 제1003조 제2항에 따라 큰아들의 배우자, 곧 며느리도 함께 대신합니다. 법원 소식지 '법원사람들'(2016년 12월)에 실린 설명입니다.
몫은 제1010조가 정합니다. 대신 받는 사람들은 먼저 떠난 사람이 받았을 몫을 그대로 물려받아, 그 안에서 다시 법정상속분대로 나눕니다.
- 어머니 1.5, 큰아들 1, 둘째 1, 셋째 1로 나눕니다. 합은 4.5입니다.
- 큰아들 몫은 4.5분의 1, 곧 9분의 2입니다.
- 이 9분의 2를 며느리 1.5, 손녀 1의 비율로 다시 나눕니다.
숫자 계산은 제가 한 것이고, 며느리와 손녀의 비율 1.5 대 1은 '법원사람들'의 예시와 같습니다. 사위도 마찬가지입니다.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면 사위와 외손주가 딸의 몫을 대신 받습니다.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하면, 대법원 2020그42 결정
빚이 재산보다 많으면 상속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흔한 방식은 어머니만 남기고 자녀가 모두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들의 몫은 어디로 갈까요.
예전 판례(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는 손자녀가 할머니와 함께 상속인이 된다고 봤습니다. 자녀가 포기하면 다음 직계비속인 손자녀 차례가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래서 손자녀가 뒤늦게 다시 포기 절차를 밟는 일이 되풀이됐고, 대법원 보도자료의 표현으로는 불필요한 분쟁과 비용이 생겼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3년 3월 23일 이 판례를 바꿨습니다(2020그42 결정). 배우자와 자녀 가운데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보도자료에 실린 이유는 이렇습니다. 민법 제1043조는 포기한 사람의 몫이 '다른 상속인'에게 돌아간다고 정하는데, 배우자도 그 다른 상속인입니다. 자녀가 모두 포기한 가족이 손자녀에게 빚이 넘어가기를 바랐을 리도 없습니다.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이 결정은 배우자가 상속인으로 남아 있는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배우자까지 함께 포기하거나 배우자가 이미 안 계신 경우에는 다음 차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가족이 따로따로 움직이지 말고 한 번에 상담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순위와 상속 비율, 자주 하는 오해 두 가지
'맏아들이 더 받는다', '출가한 딸은 덜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금 법에서는 자녀 사이에 차이가 없습니다. 더 받는 사람은 배우자뿐입니다.
'법정상속분대로만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법정상속분은 유언이 없고 가족끼리 정하지 못했을 때의 기본값입니다. 유언이 있으면 달라지고, 상속인 모두가 합의하면 다른 비율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유언으로도 건드리지 못하는 최소 몫인 유류분은 따로 확인이 필요한 주제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하나, 상속인 확인부터
- 상속인이 누구인지 서류로 확인합니다. 돌아가신 분 기준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등본 같은 서류로 자녀와 배우자를 빠짐없이 봅니다. 가족이 몰랐던 자녀가 나오는 일도 있어서, 기억이 아니라 서류로 확인해야 합니다. 주민센터 창구에서 필요한 서류를 물어보면 됩니다.
- 순위표에 넣어 봅니다. 자녀가 있는지, 없으면 부모가 계신지 차례로 봅니다. 먼저 떠난 자녀가 있으면 그 배우자와 아이를 넣습니다.
- 비율을 계산합니다. 같은 순위는 1, 배우자는 1.5입니다.
- 재산과 빚을 함께 봅니다. 빚이 더 많을 수 있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정해야 합니다. 기한은 사망을 안 날부터 3개월입니다.

상속순위가 헷갈릴 때 도움 받을 곳
- 대한법률구조공단(전화 132): 무료 법률 상담을 합니다.
- 가정법원 민원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신고 서류를 안내합니다.
- 국세상담센터(전화 126): 상속세를 묻는 곳입니다.
- 마을변호사: 주민센터에서 정해진 날에 무료 상담을 합니다. 사는 곳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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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보도자료, 2023. 3. 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사안, 다수의견의 결론과 이유, 변경된 판례(2013다48852), 민법 제1000조·제1003조·제1043조
- 법원사람들 생활법률, 대습상속 - 상속인이 이미 사망하였다면?(2016년 12월 8일): 민법 제1001조, 제1003조 제2항, 제1009조, 제1010조와 며느리·손녀 1.5 대 1 예시
-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 태아는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 상속순위와 상속분(2020년 4월 22일, 서울시 마을변호사): 1~4순위, 배우자, 태아, 최근친 우선, 9,000만 원 예시
2026년 10월 11일 기준으로 법원과 서울시 누리집의 설명을 정리했습니다. 일반적인 정보이며 가족 관계와 유언, 빚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132) 같은 공공 상담 창구나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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