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층 탐구 생활/게임 인사이트

오목 규칙 33 금지, 먼저 두는 흑만 묶은 이유와 공정하게 나누는 법

by 글연못 2026. 10. 9.
반응형

오목을 두다가 "거긴 삼삼이라 안 돼"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오목 규칙 가운데 가장 유명한 33 금지입니다. 그런데 정식 규칙에서 이 금지는 먼저 두는 흑에게만 걸려 있습니다. 백은 삼삼을 둬도 됩니다. 같은 판에서 한쪽만 손이 묶여 있는 셈입니다.

모눈 공책에 볼펜으로 동그라미와 가위표를 그려 가며 두던 분들도, 바둑판에 돌을 놓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때는 그냥 '원래 그런 규칙'인 줄 알았습니다. 그 한쪽짜리 금지 안에, 유리한 사람과 불리한 사람이 한 판에서 오래 함께 가는 법이 들어 있습니다.

오목 규칙 없이 두면 먼저 두는 쪽이 이깁니다

아무 제한 없이 다섯 개를 먼저 잇는 쪽이 이기는 오목은 공정한 놀이가 아닙니다. 1993년 네덜란드의 빅터 알리스와 동료들이 컴퓨터로 이를 증명했습니다. 가로세로 15줄 판에서 흑이 실수 없이 두면 백이 아무리 잘 막아도 흑이 이깁니다. 최선으로 버텨도 흑의 열여덟 번째 수에서 끝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한 수 먼저 둔다는 것은 늘 돌이 하나 더 많다는 뜻입니다. 오목처럼 줄을 먼저 만드는 쪽이 이기는 놀이에서는 그 돌 하나가 끝까지 따라옵니다. 실력이 같다면 순서가 승부를 정합니다.

오목 33 금지, 흑에게만 금수를 둔 렌주룰

이 문제를 먼저 알아챈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국제렌주연맹 누리집은 약 100년 전 일본의 고수들이 균형을 맞추려고 규칙을 보탰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다듬은 오목을 렌주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렌주룰'이라고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방법이 눈에 띕니다. 양쪽에 똑같이 제한을 건 것이 아니라 흑에게만 걸었습니다.

  흑(먼저 두는 쪽) 백(나중에 두는 쪽)
삼삼(열린 셋을 한 번에 두 줄) 금지 허용
사사(넷을 한 번에 두 줄) 금지 허용
장목(여섯 개 이상 잇기) 금지 허용, 이긴 것으로 침
사삼(넷과 셋을 한 번에) 허용 허용

삼삼과 사사는 한 수로 두 군데를 동시에 노리는 수입니다. 상대는 한 번에 한 곳만 막을 수 있으니 사실상 이기는 수이지요. 흑은 이 무기를 대부분 내려놓고 사삼 하나만 씁니다. 백은 전부 쓸 수 있고, 흑을 금지 자리로 몰아넣어 이길 수도 있습니다.

오목 규칙의 다음 단계, 놓는 사람과 고르는 사람

그런데 이렇게 묶어 놓아도 흑이 여전히 유리했습니다. 위키백과가 인용한 학술지 논문에 따르면 금수가 있는 렌주도 2001년에 먼저 두는 쪽이 이기는 것으로 풀렸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시작 규칙입니다. 1988년에 생긴 국제렌주연맹은 1980년대 말 '스왑'이라는 방식을 받아들였고,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썼습니다. 뼈대는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처음 몇 수를 놓아 판의 모양을 만듭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 판을 보고 흑을 잡을지 백을 잡을지 고릅니다.

돌을 놓는 사람은 어느 쪽을 잡게 될지 모릅니다. 한쪽에 유리하게 놓으면 상대가 그쪽을 가져갑니다. 그러니 스스로 가장 팽팽한 모양을 만들게 됩니다. 규칙이 정직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직한 것이 이득이 되게 짜 놓은 것입니다. 이 시작 규칙은 그 뒤로도 여러 번 고쳐졌습니다. 공정은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손보는 것이라는 점도 여기서 보입니다.

같은 규칙이 공정한 규칙은 아닙니다

여기서부터는 게임 밖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공정을 '모두에게 같은 규칙'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오목은 다른 답을 보여 줍니다. 출발이 다르면 같은 규칙은 앞선 쪽의 이점을 그대로 굳힙니다. 렌주가 고른 길은 두 가지였습니다. 유리한 쪽의 손을 묶거나, 나누는 사람과 고르는 사람을 떼어 놓거나.

둘째 방법은 수학자들이 오래 연구해 온 주제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자르고 다른 사람이 고른다'는 방법입니다. 폴란드 수학자 후고 스타인하우스가 1948년 논문에서 공정한 분배 문제를 다뤘고, 1996년에는 브람스와 테일러가 이를 분쟁 해결까지 넓힌 책을 냈습니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두 사람 모두 '내 기준으로 절반은 챙겼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르는 사람은 어느 쪽이 남아도 괜찮게 자르고, 고르는 사람은 마음에 드는 쪽을 집으니까요.

놀이판에서만 쓰는 꾀가 아닙니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도 같은 틀이 들어 있습니다. 깊은 바다 밑 광물을 캐려는 나라는 값어치가 비슷한 구역 두 곳을 내놓아야 합니다. 국제 기구가 그 가운데 하나를 개발도상국 몫으로 고르고, 신청한 나라는 남은 쪽을 캡니다.

나누는 사람과 고르는 사람을 다르게, 생활에서 쓰는 법

아래는 제 해석입니다. 40대를 넘기면 나눌 일이 늘어납니다.

  • 형제끼리 부모님 물건을 나눌 때: 한 사람이 두 묶음으로 나누고 다른 사람이 먼저 고릅니다. "공평하게 하자"는 말보다 다툼이 적습니다.
  • 부부가 집안일을 나눌 때: 한 사람이 일 목록을 둘로 가르고 상대가 고릅니다. 이 방법은 하기 싫은 일을 나눌 때도 통합니다.
  • 일터에서 일을 나눌 때: 일을 쪼갠 사람이 먼저 고르지 않습니다. 선임이 나눴다면 후임이 먼저 고르게 합니다.

오목의 첫째 방법도 쓸 수 있습니다. 회의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이 의견을 맨 나중에 말하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면 그 말이 판 전체를 끌고 갑니다. 흑이 삼삼을 내려놓듯, 유리한 쪽이 순서 하나를 내려놓는 겁니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

만능은 아닙니다. 자르는 쪽은 상대가 무엇을 더 값지게 여기는지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세 사람 이상이 나눌 때는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집 한 채처럼 쪼갤 수 없는 것에는 그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유리한 쪽이 규칙을 정하는 자리에 있으면, 제 손을 묶는 규칙은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렌주의 금수는 고수들이 "이대로는 판이 재미없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판이 이어지는 것을 더 바랐던 겁니다.

오목이 남긴 한 줄

오목의 33 금지는 약한 쪽을 봐주는 규칙이 아니라 판을 오래 가게 하는 규칙입니다. 다음에 무언가를 나눌 일이 생기면 "똑같이 하자"는 말 대신 이렇게 말해 보세요. "내가 나눌 테니, 네가 먼저 골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출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