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심층 탐구 생활/게임 인사이트29 지뢰찾기·솔리테어가 윈도우에 들어간 이유, 설명서 대신 놀이로 가르친 법 1990년대 초 사무실을 떠올려 보세요. 책상마다 두툼한 모니터가 놓이고, 그 옆에 처음 보는 물건이 하나 생겼습니다. 꼬리 달린 마우스였죠. 까만 화면에 명령어를 치던 사람들에게 화살표를 움직여 그림을 누르는 일은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면 초록색 화면 위에서 다들 카드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지뢰찾기와 솔리테어가 윈도우에 기본으로 들어간 이유는 심심풀이가 아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카드놀이 솔리테어를 '마우스 쓰는 법을 가르치는 방법'으로 넣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이 글은 게임 이야기가 아니라, 낯선 것을 가르치고 배울 때 설명보다 먼저 건네야 할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솔리테어가 시킨 일은 '끌어다 놓기' 하나였습니다솔리테어는 1990년 윈도우 .. 2026. 10. 5. 갤러그 합체 전투기, 한 대를 내줘야 두 배가 되는 손실회피의 역설 1980년대 오락실, 동전을 넣고 갤러그 앞에 앉으면 화면 위쪽에서 대장 적이 천천히 내려옵니다. 그러고는 아래로 부채꼴 모양의 광선을 쏘죠. 그 안에 들어가면 내 전투기가 빙글빙글 돌며 끌려 올라갑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당연히 피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좀 아는 사람은 거꾸로 움직입니다. 일부러 그 광선 속으로 들어갑니다.갤러그 합체 전투기는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한 대를 먼저 내줘야 두 대가 나란히 붙은 전투기를 얻습니다. 잃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 심리학에서 손실회피라고 부르는 성향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규칙입니다. 이 글은 게임 공략이 아니라 그 규칙이 일과 돈, 관계에서 무엇을 알려 주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갤러그 합체, 규칙은 이렇게 생겼습니다갤러그는 일본 남코가 1981년 .. 2026. 10. 4. 죄수의 딜레마 게임 Fickle Allies, 죽일 순 없어도 훔칠 순 있는 동맹의 심리 이런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고등학교 동창 넷이 돈을 모아 작은 가게를 열기로 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누구도 자기 몫을 마음대로 남에게 팔지 않는다"고 적었죠. 그런데 누가 가게에 더 자주 나올지, 거래처에서 받은 덤을 누가 챙길지는 적지 않았습니다. 약속이 막아 준 것은 가장 큰 배신 하나뿐이고, 작은 배신은 전부 열려 있는 셈입니다.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라고 부를 만한 신작이 이 구조를 규칙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9월 30일 스팀에 나온 Fickle Allies에서는 같은 편끼리 서로 죽일 수 없지만, 같은 편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막아 주지 않습니다. 이 규칙 하나가 사람들이 약속을 맺고 지키는 방식을 꽤 정확하게 건드립니다. 오늘은 게임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의 원리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죄수의 .. 2026. 10. 3. 작업 표시줄 게임 Taskbar Slime, 화면 구석 방치형 게임이 집중을 지키는 조건 보고서 세 번째 문단에서 손이 멈춥니다. 다음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휴대폰을 집어 들고, 5분만 보려던 영상이 20분이 됩니다. 다시 문서로 돌아왔을 때는 아까 쓰던 문장이 어디까지였는지부터 더듬어야 하죠. 쉬긴 쉬었는데 개운하지도 않고, 일은 더 멀어져 있습니다.쉬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쉬었다가 돌아오는 길이 문제인 겁니다. 9월 30일 스팀에 나온 작업 표시줄 게임 Taskbar Slime은 이 '돌아오는 길'을 아주 짧게 만든 설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화면 구석 방치형 게임을 입구로 삼아, 일하는 중간의 휴식이 집중을 지켜 주는 조건과 깨뜨리는 조건을 따져 보려 합니다.작업 표시줄에 사는 게임이 하는 일Taskbar Slime은 개발사 GarrAtelier가 2026년 9월 30일 윈.. 2026. 10. 2. Woodo, 정답을 색칠로 알려주는 디오라마 퍼즐의 설계 나무로 깎은 작은 개구리를 손끝으로 집어 연못가 돌 위에 올려 봅니다. 딸깍, 하고 자리에 맞는 순간 회색이던 연못에 물빛이 번지고, 옆에 서 있던 나무에 초록이 차오르죠. 9월 16일 스팀에 나온 퍼즐 게임 Woodo(우도)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이 게임을 보면서 계속 마음에 걸린 건 '틀렸다'는 표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퍼즐 게임인데 실패 화면 대신 색칠이 진도를 알려 주거든요. 이번 글은 그 설계가 무엇을 바꾸는지 따라가 봅니다.Woodo는 어떤 게임인가스팀 상점 정보로 확인한 기본 사항부터 적어 둘게요.항목내용출시일2026년 9월 16일개발 / 배급Tiny Monks Tales / Daedalic Entertainment장르캐주얼, 인디플랫폼Windows한국어.. 2026. 10. 1. IGTAP, 플랫포머의 잘 뛴 한 판을 공장으로 바꾼 게임 짧은 코스 하나를 달립니다. 점프, 벽 차기, 대시. 몇 번 떨어지고 나서야 겨우 깃발에 닿습니다. 보통의 플랫포머라면 여기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죠. 그런데 이 게임은 방금 그 달리기를 버리지 않습니다. 내가 만든 경로를 복제된 캐릭터들이 따라 달리며 자원을 벌어 옵니다. 잘 뛴 한 판이, 그대로 공장이 되는 겁니다.2026년 9월 21일 스팀에 출시된 IGTAP 이야기입니다. 정식 이름은 IGTAP: an Incremental Game That's Also a Platformer. 우리말로 옮기면 '플랫포머이기도 한 방치형 게임'이고, 제목이 곧 설명서입니다. 개발은 Pepper Tango Games, 배급은 Gamersky Games가 맡았습니다. 스팀 기준으로 윈도와 리눅스를 지원하고, 한국어 .. 2026. 9. 30.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