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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탐구 생활/게임 인사이트

벽돌깨기 게임 유래, 탁구 게임을 90도 돌리자 혼자 하는 오락이 됐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애플 컴퓨터는 이 게임에서 무엇을 가져갔을까

by 글연못 2026.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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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구석, 까만 화면 위쪽에 알록달록한 벽돌이 몇 줄 쌓여 있고 아래에는 막대 하나와 작은 공 하나뿐인 게임이 있었습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막대가 좌우로 움직였고, 휴대폰에도 거의 빠짐없이 들어 있던 그 게임, 바로 벽돌깨기입니다. 이 단순한 게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이어졌는지, 벽돌깨기 게임 유래를 따라가 봤습니다.

벽돌깨기가 처음 한 것: 상대를 벽으로 바꿨다

벽돌깨기의 원조는 미국 아타리가 1976년에 내놓은 오락실 게임 ‘브레이크아웃(Breakout)’입니다. 이 게임이 처음 한 일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맞은편 사람 대신 벽돌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그 전까지 오락실의 공 튀기기 게임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공을 주고받는 탁구 게임이었습니다. 브레이크아웃은 그 화면을 90도 돌려 내 막대는 아래에 두고, 상대 막대가 있던 자리에 벽돌 여덟 줄을 쌓았습니다. 상대가 없어도 혼자서 끝까지 붙잡고 할 수 있는 게임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한 줄로 보면
벽돌깨기는 ‘둘이 하는 탁구’를 ‘혼자 하는 탁구’로 바꾼 게임입니다. 맞은편 사람이 벽돌로 바뀌었습니다.

어디서 왔나: 탁구 게임 ‘퐁’을 혼자 하게 만들자는 생각

출발점은 같은 회사의 히트작 ‘퐁(Pong)’입니다. 영어판 위키백과와 게임 매체 덴 오브 기크(Den of Geek)는 모두, 아타리 창업자 놀런 부슈널이 퐁을 혼자 하는 게임으로 바꾸고 싶어 했고 그 생각에서 브레이크아웃이 나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는 유명한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당시 아타리에서 일하던 스티브 잡스가 시제품 설계를 맡았고, 부품(칩)을 하나 줄일 때마다 상여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잡스는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이 일을 부탁했고, 워즈니악은 나흘 만에 아주 적은 칩으로 설계를 끝냈습니다. 위키백과는 워즈니악의 설계도가 칩 42개였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상여금을 둘이 어떻게 나눴는지는 자료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브레이크아웃의 정확한 출시일은 위키백과는 1976년 5월 13일, 덴 오브 기크는 1976년 4월 13일로 적어 서로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1976년 봄’으로 적었습니다.

그 시절 화면은 사실 흑백이었다

벽돌깨기 하면 빨강·주황·초록·노랑 벽돌이 떠오르지만, 첫 브레이크아웃의 모니터는 흑백이었습니다. 화면 위에 색 셀로판지를 띠처럼 붙여서, 그 줄을 지나는 벽돌이 색깔 있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벽돌은 두 줄씩 아래에서부터 노랑, 초록, 주황, 빨강 순이었습니다.

규칙에도 지금까지 남은 장치들이 이미 들어 있었습니다.

  • 공을 몇 번 맞히거나 위쪽 주황·빨강 줄에 닿으면 공이 빨라집니다.
  • 공이 빨간 줄을 뚫고 맨 위 벽에 닿으면 내 막대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잘할수록 어려워지는 규칙이 처음부터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그 뒤 누가 이어받았나 ①: 스페이스 인베이더

브레이크아웃이 남긴 가장 큰 자식은 뜻밖에도 벽돌깨기가 아닙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만든 니시카도 도모히로는 브레이크아웃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고, 덴 오브 기크는 그가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움직이며 반격하는 벽돌이 있는 브레이크아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합니다. 위키백과도 니시카도가 브레이크아웃을 영향으로 꼽았다고 적었습니다.

판을 깨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고, 점수를 쌓아 기록을 남기는 구조, 흑백 화면에 색 띠를 붙인 방식까지 이어받았다고 덴 오브 기크는 설명합니다. 줄을 맞춰 내려오는 외계인 무리를 떠올리면, 위에 줄지어 선 벽돌과 닮은 모습이 보입니다.

브레이크아웃(1976)
가만히 있는 벽돌을 공으로 깬다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
내려오며 총을 쏘는 ‘벽돌’을 대포로 맞힌다

그 뒤 누가 이어받았나 ②: 알카노이드와 휴대폰 벽돌깨기

벽돌깨기를 다시 살려 낸 것은 일본 타이토가 1986년에 내놓은 ‘알카노이드(Arkanoid)’입니다. 위키백과는 알카노이드가 브레이크아웃의 벽돌깨기 틀을 이어받아 되살렸고, 이후 수많은 게임의 본보기가 됐다고 설명합니다. 막대는 ‘바우스’라는 작은 우주선이 됐고, 깨진 벽돌에서 떨어지는 캡슐을 받으면 막대가 길어지거나 공이 여러 개로 늘어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마지막 33판에는 커다란 적이 기다렸습니다.

공이 여러 개로 늘어나는 생각은 사실 아타리의 후속작 ‘슈퍼 브레이크아웃’(1978)에 먼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게임들을 아예 ‘블록 쿠즈시(블록 부수기)’라는 장르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그 틀은 피처폰, 스마트폰의 무료 게임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뜻밖의 후손: 애플 컴퓨터

이 계보에는 게임이 아닌 후손도 있습니다. 워즈니악은 브레이크아웃 설계에 매달렸던 경험이 이듬해 나온 개인용 컴퓨터 애플 II의 설계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위키백과는 색을 내는 그래픽, 손잡이(패들) 입력, 소리 같은 기능이 그 작업에서 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워즈니악은 나중에 애플 II에서 돌아가는 벽돌깨기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퐁 → 브레이크아웃
1976
상대를 벽돌로 바꿈
스페이스 인베이더
1978
벽돌이 움직이고 쏜다
알카노이드
1986
아이템 캡슐과 판 구성

왜 50년을 살아남았나: 설계에서 얻는 인사이트

벽돌깨기가 반세기를 버틴 이유를 한 가지로 줄이면, 할 일이 눈에 보인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벽돌이 하나 깨질 때마다 남은 일이 줄어드는 게 화면에 그대로 보입니다. 상대가 없어도 손을 놓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 설계에서 가져올 만한 생각이 두 가지 있습니다.

  • 경쟁 상대 대신 ‘줄어드는 벽’을 보여 주면 혼자서도 오래 버틴다. 할 일 목록에 줄을 그어 지우는 맛이 바로 이것입니다.
  • 잘할수록 조금씩 어려워지게 하면 지루해지지 않는다. 공이 빨라지고 막대가 줄어드는 규칙은 실력이 늘 때 딱 그만큼 과제를 키우는 장치입니다.

남은 벽돌이 적을수록 더 빨라지던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야기는 아래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 줄 메시지

맞은편 사람을 지우고 벽을 세웠더니, 혼자서도 끝까지 하게 되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벽돌깨기는 ‘누구를 이길까’보다 ‘무엇이 줄어들까’를 보여 주는 쪽이 오래 붙잡는다는 것을 50년째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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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어판 위키백과, Breakout (video game): 1976년 아타리, 부슈널·브리스토 설계, 퐁을 혼자 하는 게임으로, 워즈니악 시제품(칩 42개), 흑백 모니터와 색 셀로판, 벽돌 줄 색 순서, 속도·막대 규칙, 애플 II 영향, 슈퍼 브레이크아웃, 알카노이드·스페이스 인베이더 영향, 블록 쿠즈시

https://en.wikipedia.org/wiki/Breakout_(video_game)

  • Den of Geek, The story of Breakout: 퐁을 90도 돌린 1인용, 잡스·워즈니악 나흘 설계, 스페이스 인베이더 니시카도의 영향 발언, 애플 II 영향

https://www.denofgeek.com/games/the-story-of-breakout

  • 영어판 위키백과, Arkanoid: 1986년 타이토, 브레이크아웃 틀을 이어 되살림, 바우스, 캡슐 능력, 33판, 이후 게임의 본보기

https://en.wikipedia.org/wiki/Arkan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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